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유출 우려에 대한 미확인 정보와 유언비어가 난무하자 중국정부가 일본측에 원전 위기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소금 사재기 소동에서 보듯 방사선 유출 우려로 크게 불안해하는 자국민들의 핵 공포 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일부 국가와 국민들이 일본 원전의 방사선 유출 사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본측이 원전 상황에 대한 자체 평가와 예상은 물론,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공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지금까지 지켜보면 일본측은 전력을 다해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제, “일본측은 중국측에 즉시 정확한 현장 상황 및 사태 진전에 따른 자체 평가와 예측, 대응조치 등 관련 정보를 통보해 달라”고 요구했다.

중국정부는 또 중국인 첫 사망자가 확인되면서 자국민 철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 미야기(宮城)현에서 중국인 중(鐘)모씨가 지진해일(쓰나미)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등지에서는 중국인 산업연수생 261명의 연락이 끊어진 상태여서 중국인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자력 발전소 위기가 고조되면서 17일까지 일본을 탈출한 중국 국민은 400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 주일 중국대사관을 통해 지진 피해가 집중된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와테(岩手)현, 이바라키(茨城)현에 전세버스 수십 대를 동원해 자국민을 도쿄(東京) 나리타(成田)공항과 니가타(新瀉)공항으로 이동시켰으며 16일 밤 1900명이 11대의 난팡(南方)항공과 둥팡(東方)항공 편으로 다롄(大連)에 도착한 것을 비롯,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을 통해 속속 귀국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진 피해가 집중된 4곳에 산업연수생 2만2000여명을 포함, 이 지역에 머무르던 중국인은 3만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베이징 = 한강우 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