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실종자 수색작업 및 시신 인양작업이 조금씩 진행되며 속속 발굴되고 있는 시신의 처리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신이 몰려들고 있지만 이를 수습하기 위한 시설과 물자가 부족해 시신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을 맞고 있다.

1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시체 안치소 상당수는 몰려드는 시신들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테(岩手)현 미야코(宮古)시의 경우 16일부터 200여구의 시신이 발굴돼 그중 150구가 안치소인 미야코 청소년근로 체육센터로 들어왔다.

그러나 현재 이들 시신을 수습할 영안백이 부족해 일부는 그냥 모포로 감싸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시신 부패를 늦출 드라이아이스까지 바닥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시신 수용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미야코시는 아직 행방을 모르는 시민이 1600명이나 돼 수습해야 할 시신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신 보관뿐 아니라 화장과 관련한 문제에서도 시설 및 물자 부족으로 진행이 지체되고 있다. 미야코시 인근 야마타초(山田町)시는 지난 16일부터 화장장을 다시 열었지만 시신을 태울 때 필요한 기름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인근 현으로부터 등유를 공급받아 화장터를 가동하고는 있지만 그나마도 하루 5구 이상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화장터까지 시신을 운구할 운구차량까지도 기름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테 현 내에는 27곳의 화장장이 있지만 그중 3분의 1이 이번 지진 피해로 기능을 상실했다.

매장도 여의치 않다. 이와테현 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매장 준비를 시작했지만, 현재 매장 비율은 0.04%에 그치고 있다. 현내 담당자는 “다량의 시신 매장에 관한 노하우가 없고 어느 정도 토지가 필요한지, 장소를 어디다 마련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는 상상조차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야기(宮城)현은 현청을 중심으로 ‘매장반’을 신설, 관련 지침을 하급 자치단체에 내리고 있다. 그동안 일본 내 많은 시·읍·면들은 매장에 대한 관련장 허가 등에도 불구하고 내규로 금지하고 있지만 이번엔 예외적으로 방침 전환을 촉구받고 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