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원전 반경 30㎞ 지점까지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30㎞ 라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 30㎞지점 인근 주민들이 대피 문제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까지는 대피, 20~30㎞는 실내대피 지시를 내렸지만 30㎞권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불안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의 35㎞ 인근에 살고 있는 식료품점 주인 다나카 히로시(66)는 가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전처럼 다양한 물건을 팔 수는 없지만 다나카는 고리야마 시내의 시장에서 양배추와 부추, 꽁치캔, 컵라면 등을 구해오고 있다. 그는 “방사성 물질이 여기서 얼마나 검출됐는지 정확히 알면 안심할 수 있을 텐데”라면서도 “오랫동안 신세를 지고 지낸 지역이다. 피난 지시가 내려질 때까지 남아서 손님들을 위해 식료품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40㎞ 지점에서 혼자 살고 있는 81세의 여성은 “지금 피난을 가겠다는 생각이 없다. 30년 전부터 살던 집을 떠날 수 없다”며 “원전 일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으니까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외출을 삼가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33㎞지점에서 살고 있는 56세 여성은 “30㎞라고 말을 해줘도 줄이 그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뭘 믿어야 하는 건지”라며 답답해하면서 일단 집에서 대피를 하고 있다. 33㎞ 지점에 집이 있는 54세의 한 남성은 “위험할 것 같다”며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일 외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