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heartbroken)’이라며 각별한 감정을 표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중국 내 잦은 지진 등을 회고하며 “일본 국민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근교 알링턴의 한 학교를 방문해 연설하면서 “많은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재난에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느끼고 있다”면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 직접 말했듯이, 미국은 오랜 동맹국인 일본의 재난 복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국 가운데 하나”라면서 “몇 겹의 자연재앙으로부터 일본이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에 일본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위로성명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당시 “미국은 엄청난 시련의 시기에 놓여 있는 일본 국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별도의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동안 일본 상황에 대해 여러 번 브리핑을 받았다”면서 “국제개발처(USAID)와 에너지부, 보건복지부, 원자력규제위원회 등의 기관이 대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백악관에서는 존 브레넌 국토안보보좌관이 일본과 관련돼 기관간 조정을 맡고 있고, 모든 정부기관의 관련 공무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이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경제적 난국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본의 재생이 일본 및 세계 경제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원자로 냉각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의 요청으로 우선 2명의 기술자를 보냈으며, 24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를 찾아가 “일본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중국도 지진이 많은 나라이며 우리는 일본 국민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2008년 쓰촨(四川)대지진 때 일본이 구조팀 파견과 장비 지원에 나섰던 점을 거론하며 “우리는 13일 구조팀과 구조장비를 일본에 보냈으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