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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잇따라 폭발사고가 발생, 주변 국가들의 ‘방사능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에서 12일 첫 폭발이 발생한 이후 14일, 15일 각각 3호기, 2, 4호기가 폭발, ‘체르노빌 참사’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주변국가들이 방사능 오염검사를 강화하는 등 방사성 물질의 자국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 주변 국가들이 일본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의 방사선 오염 여부를 검사할 방침이라고 14일 일제히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식품안전청(AVA)은 “예방적 조치로 일본산 농산물을 검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VA는 “방사선 검사를 위해 표본조사를 할 것”이며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 검사가 우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산 채소와 과일을 싱가포르로 수입하는 반춘마케팅사 관계자는 “일본산 과일과 채소가 싱가포르 시장의 10~15%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도 유제품과 과일, 채소 등 일본산 신선식품에 대해 수입 장소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134와 세슘-137의 피폭량을 조사를 계획이며 말레이시아는 식품선적에 대한 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의 식품 수출은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0.15% 정도로 전체 교역량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대부분 아시아 국가로 수출된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현재 기류의 방향이 일본의 동쪽으로 관측됨에 따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 권리보호 감독청 겐나디 오니셴코 청장은 “러시아 극동 지역의 방사능 상황은 변함없이 정상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연해주, 하바롭스크주, 마가단주, 캄차카주 등의 방사능 수준이 이 지역 평균치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권리보호 감독청 전문가들이 대기 중의 요오드 131과 세슘-137 등의 방사성 물질 함유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모든 것은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도 해안 지방에서 검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14일 보도했다.

그러나 기류의 방향에 노출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현지 방사능 수준을 관측하는 한편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직원 2명을 일본으로 급파했다.

캘리포니아주 보건부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이 지역에 (방사성 물질과 관련된) 위험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하이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