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봉이 완전노출됐던 후쿠시마(福島) 제1발전소 4원자로에서 15일 화재가 발생하고 2호기가 폭발한 데 이어 격납용기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최악의 원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아사히(朝日), NHK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4호기 원자로에서 수소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NHK는 4호기 4층에서 화재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현지 언론들은 15일 새벽 4호기 건물 5층의 지붕 일부가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는 지난 11일 오후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당할 당시 정기 점검 중이었다. 앞서 15일 오전 2호기도 폭발했으며, 폭발이 노심용해(meltdown·핵연료봉이 액체 상태로 녹는 현상)와 관련이 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료봉은 현재 절반 정도 노출돼 있으며 원자로를 덮는 격납용기 설비가 손상된 상태이다.

격납용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설비로 이 부위가 손상됐다는 것은 방사성 물질 봉쇄가 충분하게 이뤄질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직까지 이번 폭발이 앞서 발생한 제1·3호기와 같은 수소폭발로 인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14일 각각 1호기와 3호기가 연료봉 노출로 발생한 다량의 수증기 때문에 생성된 수소로 인해 압력이 높아지면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었다. 하지만 이번 2호기의 상황은 1·3호기에 비해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원자 노심용해와 이로 인한 폭발과 대규모 방사선 유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최악의 사태는 연료봉이 완전 노출됐던 상황에서 노심용해가 이뤄져 액체로 변한 연료가 원자로 바닥을 뚫고 흘러내렸느냐 여부. 또 격납용기의 손실이 어느 정도이냐이다. 만약 바닥으로 흘러내린 연료가 물, 산소와 반응해 증기가 폭발할 경우 격납용기가 폭발하고, 이때 방사성 물질이 대규모 유출되게 된다. 하지만 일본 전문가 사이에도 연료봉이 녹아내려 흘러내렸을 가능성과 탄소강으로 된 격납용기 때문에 대량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