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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3호기가 폭발하고, 지난 12일 폭발한 1호기에서 다시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일본인들의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제1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3호기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NHK와 아사히(朝日)신문, 지지통신 등이 보도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12일 1호기가 폭발한 데 이어 2번째 폭발이다.

미 언론들은 “3호기 폭발원인도 1호기처럼 수소폭발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해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1원자력 발전소 대변인은 “수소폭탄으로 보이지만 원자로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피폭자 3명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초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날 3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당국은 제3호기까지 폭발함에 따라 대피소에 머무는 주민들과 방사능 오염 검사를 원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방사능 오염 제거시설을 어디에 세울지 물색하고 있다.

13일 한때 연료봉 상단 2.9m가 노출됐던 최악의 상황에서 증기 방출 등으로 내부 압력을 낮추면서 차차 수위를 회복해가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도 1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제3호기에 대해 “현재로서는 방사능 모니터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4일 오전 2시쯤 12일 폭발한 1호기 부지 경계에서 방사선량이 기준치를 상회해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 발생 당일인 11일 가동이 중단됐지만 냉각 기능 일부가 훼손되면서 주말 사이 1차적으로 일시적인 방사능 수치 상승이 있었다.

또 13일 미야기(宮城)현의 오나가와(女川)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방사선 관측 시설에서 통상의 500배 정도의 방사선이 관측되기도 했고, 이바라키(茨城)의 도카이(東海) 원전 2호기의 냉각 펌프 작동이 중단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도쿄전력측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1호, 3호 원자로에 이어 2호 원자로에도 바닷물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후쿠시마 현내에 마련된 533개 대피소에는 방사능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넘쳐나고 있다. 일부 주민은 대피소를 찾아왔지만, 사람들이 넘쳐 다른 대피소로 발을 돌리고 있다.

한 주민은 “대피소마다 사람들이 넘쳐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했다. 이들은 대피소에서 방사능 노출 여부를 검사받고 있으며 기준치 이하라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에도 대부분 공포 속에 오염 제거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번 폭발 사고로 190명이 피폭됐다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당국은 대피소로 피난한 12만명 중 희망자에 한해 전원을 방사능 피폭 여부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후쿠시마현은 13일 밤 늦게 80개의 검사조를 편성했고, 이들은 15일부터 대피소를 대상으로 순회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경시청에 따르면 현재 철수 지시가 떨어진 반경 10㎞에 주민 80여명, 반경 20㎞ 안에 약 6만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병원 등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거나 거동을 할 수 없는 노약자들로 알려졌다.

이에 당국은 14일부터 헬기를 동원해 이들에 대한 소개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