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 인권운동 단체들이 최근 ‘인간답게 살자’는 내용으로 북한 지역에 배포한 전단(위 사진)과 북한 당국이 ‘치욕’이란 단어를 강조하며 남한 지역에 살포한 전단(아래)의 내용이 대조적이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북한군이 전날에 이어 28일에도 대남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내용을 반복함에 따라 대북전단의 위력과 효과가 새삼 확인되고 있다. 북한군은 27일 남측에서 보내지는 대북전단 및 생필품에 반발, ‘대북심리전 발원지를 조준 격파 사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이날 오전 남측수석대표에게 보낸 대남 전화통지문에서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남측이 심리전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이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북) 군대의 직접 조준 격파 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북심리전과 관련해 조준 격파 사격 위협을 한 것은 지난해 5월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엔 자위권 등의 용어를 동원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자위권 수호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이 특징이다. 경고수위를 한 단계 높인 셈이다.

이에 대해 고위당국자는 28일 “북측이 그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과민반응을 보이는지가 대북전단 효과의 지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군 당국 및 탈북자단체 등이 보내는 대북전단이 북한사회 내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북한당국은 튀니지·이집트 민주화혁명 물결의 북한 내 파급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절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북전단의 내용은 그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대세습 체제를 비판하는 것이 주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튀니지·이집트 민주화혁명의 승리와 리비아 반정부 시위 등을 전하는 내용이 많아진 게 특징이다.

한편 열린북한방송은 25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연풍동에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알리는 전단이 살포됐다고 보도하면서 “전단에는 이집트 사건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니 북한주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