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석 · 경기 고양시

한국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생활’이라는, 젊은 시절의 특별한 스토리 하나를 갖고 있다. ‘군대’는 한국남자 누구에게나 성인으로 가는 필수 코스의 하나이고, 그 경력을 평생 갖고 산다.

‘화첩기행’ 이라는 아름다운 서화집을 펴내 예술적 안목을 제시해준 서울대 김병종 교수가 지난주(2월15일) 문화일보에 옛 군대시절의 메모리 한가지를 게재해 감성을 자극했다.‘강 병장의 전시회’라는 제목의 글은 김 화백이 군대시절 만난 어느 선임 병사에 대한 메모리를 35년 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다시 만난, 우리시대 우리 이야기를 정감 넘치게 쓴 내용이다.

군대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일등병 김 화백에게 “다 지나간다. 조금만 참아라”하던 ‘강 병장’. 35년 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간직해온 그 강 병장을 뜻밖에 가까운 곳에서 찾았으며, 더욱이 독특한 의상예술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에, 아름다운 옛 기억과 어울려 감동(?)을 금치 못하며, 35년 전 함께하던 강 병장과의 군복무 시절이 그림처럼 되살아나 즐거웠다는 김 화백. 우리 모두에게 ‘군대’는 결코 젊은 시절의 달콤한 추억거리가 아닌, 고난과 인내의 메모리다. 그런데 병영생활 추억을 그토록 긴 세월 동안 간직한 채, 다시 만나 “앞으로도 강 병장과 김 일병으로 남겠다”는 김 화백. 대한민국 사람들만이 갖는 코스 ‘군대생활’. 힘들지만 그 추억은 영원히 자랑스럽고 또한 정겨운 ‘휴먼스토리’이기도 함을 젊은이들이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