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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악화된 재정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2012년 양대 선거(총선·대선)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무책임한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가 자칫 ‘제2의 일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0년 국가채무가 394조4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36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0%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13∼2014년까지 균형재정을 이루고 국가채무 비율도 30% 초반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런 정부의 노력과 달리 정치권에서 명확한 재원마련 대책이 없는 무상복지 공약을 남발하면서 정부의 재정건전성 확보 계획은 위기에 처했다. 현재 복지대책만으로도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무상복지 정책으로 지출이 급증할 경우 재정건전성은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조세연구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사회복지 재정분석을 위한 중장기 재정추계모형’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건과 사회복지 분야 지출 총액은 2009년 GDP 대비 9.41%에서 2050년 22.32%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도 2050년에는 115.62%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복지지출과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것은 일본에 못지않은 빠른 고령화로 성장동력은 잃어가는 데 반해 보험과 연금 관련 지출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일본은 고령화와 경쟁력 약화로 지속성장의 역동성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일본의 현재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의 위기를 경고했다.(문화일보 1월17일자 1·3면 참조)

S&P는 ‘한국 고령화 보고서’에서 고령화에 따른 지출 증가로 한국의 순일반정부부채(일반정부부채에서 채무상환에 쓰일 수 있는 금융유동자산 액수를 제외한 금액)가 2010년 GDP 대비 18.0%에서 2050년 137.2%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석·박세영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