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증시의 경우 지난해 중반부터 대형주 상승세가 중소형주로 확산·이전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 증시는 아직까지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한국거래소와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의 시가총액 상위주로 구성된 토픽스100지수가 마이너스(-)1.15%를 기록하는 동안 토픽스소형주는 -6.27%로 크게 부진했다. 그러나 11월부터 상황이 역전돼 토픽스100이 6.19% 상승하는 동안 토픽스 소형주는 이보다 높은 7.72%의 상승률을 보였다. 12월과 올해 1월(26일 기준)에도 토픽스100은 4.12%와 2.48%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토픽스소형주는 7.08%와 3.98%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미국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가총액 상위 1000개 종목을 포함하는 러셀1000지수와 차상위10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의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러셀1000지수가 지난해 9월 한달동안 -0.21%를 기록할 때, 러셀2000지수는 12.30%를 기록했다. 10월 러셀2000 4.02%, 러셀1000 0.11%, 12월 러셀2000 7.7%, 러셀1000 6.5%인 것으로 집계된 데 이어, 올해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대형주가 -0.98% 기록할 때 소형주는 -2.08%로 더 많이 떨어졌다. 11월에는 대형주 2.5%, 소형주 -5.9%, 12월에도 대형주 8.3%, 소형주 2.17% 상승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1월 대형주가 2.87% 오르는 동안 소형주는 2.06% 상승에 그쳤다.

이도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중소형주의 차별적인 약세는 과거의 경험이나 여타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현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