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국방장관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평상시 물자와 서비스를 주고받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위한 회담을 오는 10일 열기로 함에 따라 두 나라의 군사교류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에 대해 우리측 국방부가 이미 예정됐던 회담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양국 간에 처음으로 ‘느슨한’ 차원의 군사교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군 안팎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8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한·미·일 간 군사 협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한 뒤 첫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란 점에서 협의 결과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양국은 우선 정보교류와 군수 상호 지원 등 낮은 차원의 교류를 시작하면서 차츰 군사합동훈련 같은 높은 차원의 교류를 검토해 나간다는 기본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은 오는 10일 양국 국방장관회담을 갖는다. 두 나라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GSOMIA와 ACSA에 대해 논의한다. 양국이 논의하는 GSOMIA는 북한의 핵 및 대량파괴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의제인 ACSA는 무기를 제외한 군수물자와 수송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해 상호 협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일본과 가까운 곳에서 훈련 중 한국 군이 기관 고장 등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물품을 일본이 먼저 제공하고 이를 나중에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해외 파견된 양국 군 간 물품 교류도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과 태국, 호주, 뉴질랜드, 터키, 필리핀, 이스라엘, 캐나다 등 8개 국과 ACSA를 체결했고, 일본을 포함해 10여개국과 체결을 논의 중이다.

양국이 이 같은 협정을 체결하게 되면 양국은 군사적으로 정보와 군수품을 교류할 수 있는 만큼, 양국 군사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멀린 의장이 언급한 한·미·일 연합 훈련과 같은 최고 수준의 군사 교류는 아직 중장기적 과제로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인도적 차원의 훈련은 일본과 함께 하지만 본격적인 공동 군사훈련의 필요성은 아직 더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일본과의 군사 협력은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최대한 차근차근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