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B미소금융재단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서울 도봉구 방학3동의 조용식(왼쪽 두번째)씨 음식점에서 미소금융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조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신용등급이 낮고 담보도 없는 저에게 ‘의지’ 하나 보고 대출해 준 미소금융은 ‘희망’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7일 서울 도봉구 방학3동의 한 음식점. 점주인 조용식(40) 사장은 미소금융재단에 대한 고마움을 희망으로 표현했다. 10월 말 KB미소금융재단에서 보증금 용도로 4000만원을 대출받아 가게를 열고 새로운 희망을 찾았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지난 2000년 한 중견기업의 영업직 사원으로 근무하다 사업을 하기 위해 퇴사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 실패를 거듭해 퇴직금은 바닥나고 빚만 쌓여 갔다. 2005년 무렵에는 건설 일용직, 중국집 배달, 대리 운전 등을 하며 재기를 위해 뛰어다녔지만 절망적인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 사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창업을 준비했다. 2010년 창업을 목표로 2년간 치밀하게 준비한 것. 현재 그가 운영 중인 음식점이 속해 있는 체인 본부에서 창업 교육을 받고, 소상공인센터에서 창업 e-러닝 수업도 들었다.

창업 두 달 전에는 인수하기로 마음을 먹은 가게에 종업원으로 들어가 설거지, 서빙 등을 하며 가게의 특성, 고객층 등을 파악했다. 조 사장의 이 같은 ‘의지’를 높게 산 KB미소금융재단에서 마침내 대출을 승인했다.

그는 “머릿속에 온통 창업 생각뿐일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며 “때마침 KB미소금융재단에서 보증금 일부를 대출해 줘 재기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현실로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 승인이 난 10월26일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신용등급도 낮고 담보도 없는 내가 4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날 실제 돈이 통장에 입금된 것을 보니 날아갈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대출 심사를 한 김문성 KB미소금융재단 도봉지사 자문위원은 “미소금융재단을 찾는 보통의 사람들은 의지만 앞서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조 사장은 이와 달랐다”며 “숱한 실패 경험을 교훈으로 치밀하게 창업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였고, 재기에 대한 의지도 누구보다 강해 적격자라는 판단이 서 대출이 나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지난 10년간 아내를 고생만 시켰는데 그는 한결같이 날 믿고 응원해 줬다”며 “미소금융재단 대출을 기반으로 지금보다 더 성공적으로 가게를 운영해 아내의 미소를 되찾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KB미소금융재단을 통해 조 사장처럼 자활 의지는 있지만 대출이 힘든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적극 대출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3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 진출을 검토하던 중 정부의 미소금융 사업 방향이 마련됨에 따라 2009년 12월 초 100억원을 출연, KB미소금융재단을 설립했다. KB미소금융재단은 지난 13일 기준 681건에 약 64억원을 대출해 시중은행 미소금융재단 중 가장 높은 지원 실적을 보이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향후 5년간 미소금융재단 출연 규모를 5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점 수를 늘려 지속적으로 미소금융 수혜자를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해 서민 금융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서민 금융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고금리 사채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자 대부업체 및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KB환승론’을 2008년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무담보·무보증 대출 상품인 ‘KB행복드림론’도 2009년 4월부터 적극 판매하고 있다.

특히 11월8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KB새희망홀씨대출’은 실질적인 제도권 금융 소외계층인 저신용(7~10등급), 저소득(연간소득 2000만원 이하) 고객의 대출을 늘리기 위해 소득 기준을 완화, 대출을 실시 중이다. 국민연금 또는 건강보험료 납부 실적도 소득으로 인정하고 상환 실적이 좋을 경우 지속적 금리 할인도 해 줘 서민 금융의 본 취지인 제도권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국민은행의 새희망홀씨대출은 금융권 중 가장 짧은 시간에 자활 의지를 가진 많은 고객들에게 가장 많은 금액의 대출을 해 줘 서민 금융 사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서민 금융 지원은 기업과 고객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며 “앞으로도 서민 금융 지원에 적극 나서 자활 의지를 지닌 금융 소외계층에 희망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은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