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 대검 중수부장으로 재직하던 1995년 12월5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아직도 ‘영원한 중수부장’, ‘포청천’ 등으로 불리는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이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순애보(純愛譜)를 갖고 있다. 부인 조청자씨와 결혼에 이르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다.

-10여년간 연애를 하다 결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집사람과는 동갑인데 1959년 대학교 1학년 때 동생 중학교 입학식에 갔다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첫눈에 마음에 들어 연애를 시작해 1969년에 결혼했으니 11년이 된 셈이죠. 처음 연애할 때 집에서 결사반대했습니다. 제가 자꾸 사법시험에 떨어지니까 여자친구 때문이라고 생각한 거죠.”

-그럼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에는 집에서 허락을 하셨습니까.

“반대가 더 심해졌습니다. 그때 아버님이 부산 MBC 사장을 하시고 제가 사법시험도 되고 했으니까 정권의 핵심 실세 딸과 맞선 보라는 제의도 있고 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집사람도 제가 1967년 시험에 합격하고도 청혼을 안 하니까 절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어느 절인지 처갓집에도 가르쳐 주지 않아 경남의 모든 절을 찾아다녔습니다. 결국 양산의 내원사라는 절에 있는 것을 알고 ‘내려와라 결혼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1968년에 친구 열댓명을 모아 놓고 약혼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부산 서면의 한 양식집을 빌려 약혼식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너희들 뭐하냐’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어머님이셨습니다. 초청한 사람 중에 아저씨뻘 되는 대학 1년 선배가 어머니께 일러바친 거죠.”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서울시청 뒤 서울호텔(현 뉴서울호텔)에 식장을 잡아 놓고 청첩장을 만들어서 집안 어른들에게 돌려 버렸습니다. 결국 부모님들도 결혼식에 참석을 하셨습니다.”

▲1941년 경남 마산 출생 ▲경기고·서울대 법대·서울대 사법대학원 ▲사시 8회 ▲대검 공안사무과장, 중수부 3·4과장 ▲서울지검 특수1·공안1부장 ▲서울지검 1차장 ▲대검 감찰·공안·중수부장 ▲서울지검장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 국민검증위원장 ▲한나라당 18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