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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 류영모 번역·강의, 박영호 풀이/교양인

‘다석 강의로 다시 읽는 중용사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상가인 다석(多夕) 류영모(1890∼1981)가 공자의 책인 ‘중용(中庸)’에 대해 말한 내용을 담았다. 다석의 직계 제자인 박영호가 스승의 ‘중용’ 번역과 강의를 요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박영호는 “다석이 여러 동양고전을 우리말로 옮겨 강의 자료로 썼으나 우리말로 완역한 것은 ‘중용’과 ‘노자’(老子) 뿐” 이라며 “이는 ‘중용’이 다른 유교경전과 달리 형이상학적 진리를 풍성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석헌의 스승이자 동지로 잘 알려진 다석은 동서양의 종교와 사상을 하나로 꿰뚫어 독특한 종교 철학 체계를 세운 인물. 이 책에서도 동서의 사상을 회통시키는 그의 면모가 여실하다.

그는 주자학의 주희가 ‘중용’을 “지나치지도 않고 못 미치지도 않게 절제하는 삶”이라고 해석한 것이 오류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중용’은 “우리가 받은 본바탈(性)로 하느님 뜻을 실천하는 삶”이다. 인간의 도리를 넘어선 ‘얼생명’(靈性)이라는 것이다. 공자와 예수, 석가의 가르침은 모두 ‘얼생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다석의 생각이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