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피아니스트 랑랑이 12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새 앨범 ‘라이브 인 비엔나’ 출시기념 콘서트를 연다.

세계 클래식 음악의 젊은 그들이 한국의 겨울을 달군다.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재래로 불리며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의 계승자로 평가되는 알렉산드르 멜니코프에 이어 북미와 유럽에서 맹활약하며 떠오르는 미국의 조너선 비스, 그리고 팝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랑랑의 콘서트가 이어진다.

이에 맞서 2006년 리즈콩쿠르 우승으로 젊은 거장으로 자리잡은 김선욱씨의 전국 투어를 비롯해 2008년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 2001년 10세의 나이로 뉴욕필 영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해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하는 뉴욕필과 협연한 지용 등 한국의 젊은 클래식 스타들이 열정의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 알렉산드르 멜니코프 피아노리사이틀(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888-0650) = 1997년 세상을 떠난 피아노 거장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의 각별한 애정을 받은 러시아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몸이 아픈 리히터를 대신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제에 출연하기도 했다.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BBC로부터 2000~2002년 연속해 ‘신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클래식 레이블인 아르모니아 문디를 통해 발표한 쇼스타코비치의 24개 전주곡과 푸가 앨범이 2010 그라모폰 어워드 실내악 부문 최우수상을 탔다.

멜니코프는 이번 콘서트에서 쇼스타코비치의 24개 전주곡과 푸가 및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브람스의 ‘7개의 환상곡’을 연주한다.

◆ 신현수 바이올린 리사이틀(11일 서울 종로구 순화동 호암아트홀·02-751-9606) = 순수 국내파로 2008년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씨가 호암아트홀의 ‘라이징 스타 시리즈’ 네 번째 무대를 장식한다. 신씨는 롱티보 콩쿠르 당시 심사위원장으로부터 “콩쿠르 기간에 유일하게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이탈하게 해준 음악가”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12월 일본 에이벡스 클래식스를 통해 음반을 발표하며 2011년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이 예정돼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제2번,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비에냐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제1번,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처’를 연주한다.

◆ 미리엄 프리드&조너선 비스: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전곡(18, 19, 2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02-6303-7700,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88-1210) = 조너선 비스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펴며 주목 받고 있는 미국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커티스 음악원에서 레온 플라이셔를 사사한 비스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야나체크 등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그가 EMI에서 출반한 슈만의 ‘판타지’와 ‘크라이슬레리아나’ 는 디아파송 황금상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4곡을 수록한 음반은 에디슨상을 받기도 했다.

비스의 가족은 미국에서 유명한 음악가족이다. 할머니는 미국의 작곡가 새뮤얼 바버가 첼로 협주곡을 헌정한 첼리스트 라야 가르부소바이며 아버지는 비올리스트 겸 바이올리니스트인 폴 비스, 어머니는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미리엄 프리드다. 특히 어머니 프리드는 1968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3년 뒤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까지 석권한 연주자로,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비스는 18일과 19일, 23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어머니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서울시교향악단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17번을 연주한다.

◆ 지용 리사이틀 ‘리스토마니아’(2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26일 전주소리문화의전당,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77-5266) = 10세 때 뉴욕필과 최연소 협연, 11세에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회사 IMG와 최연소 계약 등 피아노의 신동으로 시작해 앙상블 디토의 피아니스트이자 젊은 거장으로 발돋움한 지용이 유니버설뮤직에서 솔로앨범 ‘리스토마니아’를 내고 기념 리사이틀을 갖는다. ‘리스토마니아’는 리스트의 대중적 팬덤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 리스트 일대기를 담은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청중을 압도하는 쇼맨십과 창의력이 넘쳤던 피아니스트 리스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지용은 이번 공연에서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마왕’, ‘물위에서 노래함’과 ‘헌정’, ‘물레질하는 그레첸’ 등을 연주한다.

◆ 랑랑의 ‘라이브 인 비엔나’(12월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1-6236) = 중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이 새 앨범 ‘라이브 인 비엔나(Live In Vienna)’의 발매에 맞춰 갖고 있는 세계 투어의 일환이다. 이 앨범은 지난 2월 말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린 리사이틀 실황을 CD 2장에 담은 것으로, 그가 2월 초 300만달러(약 36억원)를 받고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소니 클래시컬로 이적한 뒤 내놓는 첫 작품이다.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랑랑은 앨범에 수록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과 제23번 ‘열정’, 알베니즈의 ‘이베리아’ 1권,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제7번을 연주한다.

김승현 선임기자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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