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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애완견을 통해 생명과 사랑, 우정의 소중함을 그린 극단 학전의 신작 뮤지컬 ‘도도’(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는 ‘학전 김민기표’ 뮤지컬의 전기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김민기씨는 2008년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지하철 1호선’을 4000회로 끝내고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한국적 가족 뮤지컬을 표방해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떡볶이’ ’슈퍼맨처럼’ ‘그림자소동’, 2009년 ‘진구는 게임중’ ‘무적의 3총사’ 그리고 올해 ‘분홍병사’에 이어 ‘도도’를 공연 중입니다. 여기에 ‘모스키토’라는 제목으로 공연했던 청소년 뮤지컬 ‘굿모닝 학교’와 하얀연극실험실과 공동기획한 ‘빠삐에 친구 잃어버린 글씨’까지 포함하면 3년간 10개 정도의 한국적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가족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당초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셈입니다.

말이 쉬워 3년에 10개 새로운 뮤지컬이지, 돈도 되지 않는 가족 뮤지컬 10개 작품을 잇달아 만든다는 것은 보통 뚝심으로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김씨의 말처럼 “망할 때까지”라는 각오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도도’는 확실히 학전의 다른 가족 뮤지컬과는 다릅니다. 우선 대본에서부터 작사, 작곡, 편곡, 연출까지 김씨 ‘1인 뮤지컬’에서 강정연 원작, 배삼식 각색, 고찬용 작곡 등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또 앞에 ‘가족’이라는 말을 뗐습니다. ‘분홍병사’ 때부터 ‘뮤지컬’이라고 쓰고 있는데 학전의 ‘가족 뮤지컬’이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대학생까지 단체 관람을 하는 등 세대를 넘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학전의 가족 뮤지컬이 폭 넓은 관객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한 증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다른 작품들이 독일, 프랑스 등 외국 작품을 번안한 것이라면 ‘도도’는 구상부터 대본과 음악, 춤과 무대까지 모든 것을 학전 창작팀의 힘으로 만들었습니다.

‘도도’는 우리 주변 일상의 소재를 한국적 가락과 정서로 풀어내는 등 학전 뮤지컬 특유의 색채가 돋보입니다. 특히 다양하고 서정적인 음악적 완성도는 다른 뮤지컬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별다른 무대장치도 없이 배우들이 온몸을 던져 만들어내는 감동은 그 어느 뮤지컬에서도 찾기 힘든 매력입니다.

물론 인큐베이팅을 전제로 한 초연작품이니만큼 아직 많은 허점이 보입니다. 1막에서 장면의 연결이 부분적으로 매끄럽지 않고 2막이 너무 비극 일변도로 내달리는 데다가 스스로 주인을 찾는 도도와 할아버지 사이의 서로 목숨을 나눌 정도의 사랑과 우정은 필연성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다 정교하고 유쾌하게 수정된 도도한 ‘도도’가 내년 3월 20주년을 맞는 학전의 대표 레퍼토리로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김승현 선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