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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불안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 수급 불균형 때문이지요. 1인가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지난 3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허가 주택은 급감했습니다. 이는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6만7590가구에 불과한 것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지요.

특히 서울이 올해 3만4621가구에서 내년 2만1035가구로 1만가구 이상 줄고, 경기는 9만3842가구에서 2만9836가구로 급감합니다. 이는 내년 봄 이사철을 시작으로 전세가격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준공 후 미입주 물량 소진, 종래의 인허가 도시형생활주택 조기 완공 등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세시장 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은데 ‘걱정하는 대란은 없다’는 속설을 믿는 걸까요.

사실 주택당국이 펴는 전세시장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공공임대 확대, 도시형 주택 및 준주택 공급 확대 등은 종래에 지속적으로 진행돼온 정책입니다. 올들어 나온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로 전환하는 정책도 따지고 보면 효과가 의문시됩니다. 수도권 외곽의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한다고 해도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서민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현재의 전세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서울 주요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1∼2인가구나 서민들이 출퇴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도심 주택공급 부족은 정책당국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그 너머의 자연녹지 지역에는 대형 주택을 허용하되 강남권 등 서울 시내 공기업 부지에 1∼2인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공용 임대주택과 장기투숙 게스트하우스를 허용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중산층 이상으로 여유 있는 부자들은 그린벨트나 그 주변에 좋은 집을 짓게 해주고 도심에는 1∼2인가구가 살 수 있는 공용주택을 많이 공급하자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에는 공공기관 부지와 향후 이전하는 공기업 부지 등 활용 가능한 토지도 의외로 많습니다. 부지와 건축 비용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사회안전망 비용 차원에서 접근하면 된다고 봅니다.

2011년과 2012년은 주택시장이 침체된 2008∼2010년의 영향을 직접 받는 시기입니다. 급감한 입주물량 때문에 전세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특히 전셋값 급등에 이어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고요. 지금이라도 전세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공급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주거 문제를 사회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 수급대책을 적기에 내놓을 것을 기대합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