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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이 휴대전화 통화는 하루에 3분만 쓰라.’ ‘두루마리 화장지는 한 달에 4개만 허용한다.’ ‘성장기 아동들이 체육복은 3년에 한 벌 이상 안 된다….’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 내역이 ‘현대판 자린고비’들도 실천하기 힘들 만큼 황당한 가정과 계산법을 통해 정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최저생계비 산정 내역과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금래(한나라당) 의원이 2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최저생계비 산정 내역에 따르면 4인 가족(40세 남자, 37세 여자, 11세 남아, 9세 여아) 의 1일 휴대전화 통화 시간은 총 3분. 한 사람이 하루에 45초가량 통화할 수 있는 셈이다. 한 이동통신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휴대전화 1인당 통화 시간은 하루 평균 6~7분가량이다.

60m 길이 두루마리 화장지도 한 사람이 한 달에 한 개 사용할 수 있다. 한 사람이 하루에 2m 이상을 쓸 수 없다. 11세 남아, 9세 여아 등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3년에 한 번 체육복을 구입해야 한다. 여성용 스타킹은 3개월에 한 켤레, 4인 가족이 3년에 딱 한 번 구두 굽을 갈 수 있다. 아버지의 겨울 양복은 6년에 한 번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가정했다.

최저생계비 계산법에는 시대와 동떨어진 항목도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라진 비디오테이프 녹화기(VTR)를 구매하고 비디오테이프를 대여하는 데 한 달에 1600원이 산정돼 있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