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시종일관 일본측 손을 들어주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일본 편을 들어줌으로써 중국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위안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960년대 체결한 미·일 안보조약 5조를 일본측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이 이날 오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50분간 회담한 뒤 미·일 안보조약 5조를 자신있게 강조한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이다.

중·일간 민감한 영토문제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드는 이유에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측 입장을 지지하는 미국이 이번 사태 중재자로 나섬으로써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현재 미·중간 마찰을 빚고 있는 환율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에서는 환율문제만을 언급하면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선 미·일동맹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로 보인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