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이 일본인 연행, 희토류 수출 중단 등 전방위로 압박해오자 일본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은 이제까지 “센카쿠 문제는 영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중국이 주중 일본 대사를 6번이나 초치하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일본은 고집스럽게 일관된 입장을 취하며 외교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7일 사건 발생후 보여온 일본의 자세대로라면 나포한 중국어선 선장을 정식으로 기소, 일본 국내법에 따라 유죄를 판결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자국이 실효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해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자원 탐사를 시도하고, 중국 어선들도 갈수록 늘어나 최근에는 매일 250척 가량이 문제의 해역에서 조업하자 어떤 식으로든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14일 민주당 대표 경선 등을 앞두고 과거사 해결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간 나오토(管直人) 총리 정부로서는 영토문제에 대해서만은 강한 입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또 태평양을 둘러싸고 군사 패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선택한 일본의 입장도 이번 사태의 배경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국이 예상외로 강하게 반발하며 일본 경제를 겨냥해 실질적 조치를 차례로 취하자 일본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24일 아사히(朝日)신문은 “희토류 수출 금지, 여행 중단 권고에 이어 앞으로 일본이 힘을 쏟고 있는 에너지 환경 산업 분야의 기술 교류 중단, 공공사업 입찰에서 일본 기업의 배제 등을 단행할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22일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는 등 외교적 해결에 나섰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했다. 더이상 외교적 해결은 없다는 뜻이다. 중국은 선장 처리 시한인 29일까지 일본을 계속 압박할 태세여서 이에 대한 일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