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4일 시작되는 국제중 원서 접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졸업생에 대한 ‘비교내신제’ 적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입시 정책에 국제중 입학을 준비해 온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육현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다음 주초 비교내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지만 측근들조차 비교내신제 적용 여부를 비롯해 확고한 방침을 잘 몰라 수험생은 물론 이를 믿고 입학한 재학생들에게 이렇다 할 답을 못하고 있다.

대원중 영훈중 등 서울시내 국제중 원서 접수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10일까지도 시교육청은 국제중 비교내신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정책보좌관 등 측근들에게 국제중 재학생들의 성적과 배경, 국제중 운영 관련 자료를 줬다”며 “(그쪽에서) 토론을 시작한 지 10여일이 넘었지만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뢰 보호를 위해 재학생에게는 허용해 주지 않을까 싶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국제중 관계자까지 비교내신제와 관련해 곽 교육감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이 제도 없이는 우수학생이 모인 국제중에서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자사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로의 진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은 “특정 학교에 대한 내신 혜택은 특혜”라며 비교내신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고,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청심국제중에 비교내신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한 국제중 관계자는 “내신 상위 50%가 넘으면 자율형사립고에도 원서를 못 내는데 그런 불이익을 감수하고 얼마나 국제중에 지원할지 의문”이라며 난감해 했다. 영훈중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자신의 블로그에 “비교는 조건이 같을 때 가능한 것 아니냐”며 “정말 열심히 해도 전교 10% 안에 드는 게 힘든데 이러다 내신 못 받고 일반고에 가야 하는지 많이 고민된다”고 밝혔다.

고입 전문가들은 “비교내신 적용 여부를 빨리 정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장범 타임교육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교육감의 성향을 볼 때 비교내신제 폐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입시 정책이 급변하면 정보력이 부족한 다수가 손해를 보는 만큼 빨리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