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체 간부들 중에 0.7%에 불과한 소수이지만 10년 후엔 외고 전성시대가 열린다.

8일 문화일보가 법무부와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등의 부장검사 이상 주요보직 검사 146명의 출신 성분을 분석한 결과, 외국어고 출신 인사는 단 1명뿐이었다. 김윤상(사시 34회)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이 그 주인공. 김 과장은 1992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8년 검사로 임용돼 올해 근무 13년차다.

이는 올해 임용된 신임검사 중 외국어고 출신은 20%대에 육박했던 것에 비해 너무 적은 수여서 주목된다. 신흥명문으로 해마다 많은 명문대생과 고시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 때문에 아직 고위직 간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월 문화일보가 올해 임관한 신임검사 95명(군 법무관 22명 제외)을 분석한 결과 대원외고와 한영외고, 명덕외고 등 외고 졸업생이 17명(17.8%)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김 과장의 근무경력을 비춰봐도 아직 외고 출신들이 검찰고위직을 차지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 실제 본보의 이번 분석에 따르면 검사임용 이후 부장검사에 이르기에는 15년이 소요됐다. 외고 출신 검찰간부가 대거 등장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검찰 간부의 출신고교는 지난 1970∼80년대 ‘경북고, 경기고, 전주고’ 등 특정고 강세시대를 거쳐, 최근 고교다양화 시대를 누리고 있으며, 향후 ‘외고’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5년간 사시 합격자 배출 고교 상위 1∼4위가 모두 대원외고, 한영외고 등 외고라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외고 쏠림 현상’이 계속되는 한 조만간 서울대에 이어 외고 출신이 검찰의 주요 학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검사장급 이상은 전형적인 명문고 출신이며 중간 간부는 고교평준화 세대였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특목고 강세라는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검찰 인재 역시 앞으로 특목고 출신들이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