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채용시 페이스북의 개인 게시물을 참조하는 기업에 대해 독일 정부가 철퇴를 내리기로 했다. 토마스 드 메지에르 내무장관은 25일 피고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직원 데이터 보안법안’을 곧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페이스북 관련 내용뿐만 아니라 직장 내 몰래카메라 설치 금지에 대한 조항도 포함돼 있다. 동독 시절 비밀경찰 슈타지에 의한 감시경험 때문에 사생활 보호에 매우 민감한 독일에서는 구글의 스트리트뷰 서비스(실제 거리모습을 360도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진 위치정보 서비스) 역시 규제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지에르 장관은 고용주들이 인터넷에서 지원자에 관해 검색하거나 비즈니스소셜 네트워크인 링크트인(LinkedIn)과 같이 공개된 곳의 게시물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사적인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원자의 ‘친구’로 등록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주가 다른 이유를 내세워 지원자를 탈락시킬 경우 페이스북 게시물 때문에 떨어졌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탈락자가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화장실이나 라커룸 등 사적인 공간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사업주에 대해 최고 3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공노조 및 인권단체들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조치”란 반응을 나타낸 반면, 독일사용자연맹(BDA), 독일소매상연합(HDE) 등은 “일부 조항의 경우 매우 모호하며 지나친 규제”라고 비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