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초선·서울 마포을) 한나라당 의원을 정치생명 단절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여대생 성희롱’ 발언의 전말은 무엇일까. 강 의원은 자신을 제명한 당 윤리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반발, 이날 재심을 청구해 발언내용과 진위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입구 한 고기 집에서 대학생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함께 했다.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 토론대회에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이라는 이유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 의원은 이날 한 여학생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자 “(아나운서가 되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며 성접대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또 2009년 청와대 만찬에 함께 참석했던 여대생이 있는 걸 보고 “그 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옆에 사모님이 없었으면 (휴대전화) 번호를 따갔을 것”이란 발언을 했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사실 심사위원들은 (토론)내용을 안 본다. 얼굴을 본다”, “(패널은)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 여성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성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경원 의원은 얼굴은 예쁜데 키가 작아서 안된다”, “전현희 의원은 60대 이상 나이 드신 의원들이 밥을 한번 먹고 싶어 줄을 설 정도다. 여성 의원의 외모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낫다” 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강 의원의 발언들은 이날 저녁식사에 참석한 한 대학생이 학교 선배인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를 하면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학생들은 이번 토론대회에서 2, 3등을 차지한 연세대 토론 동아리 ‘YDT’(Yonsei Debate Team) 회원 20여명이다. 강 의원이 이 동아리 지도교수인 김모 교수와 친분이 있어 1회 대회 때부터 토론 참가자 및 수상자들과 만나 식사와 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