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남아공월드컵 결승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낸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의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그러나 스네이더르는 쟁쟁한 스트라이커들을 제치고 이번 대회에서 5골을 뽑아내며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이 가운데 2골이 상대 선수들의 도움(?) 속에 나온 골이었다.

스네이더르는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에 끝난 우루과이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준결승에서 1-1이던 후반 25분 추가골을 넣어 네덜란드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5번째 골을 뽑아낸 스네이더르는 득점 단독선두를 달리던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득점왕 경쟁을 안개 속으로 빠뜨렸다.

스네이더르가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떠오른 것은 브라질과 8강전을 치르면서다. 네덜란드는 브라질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8분, 스네이더르가 왼발로 감아찬 공이 브라질 펠리피 멜루(유벤투스)의 머리를 스치면서 굴절, 멜루의 자책골로 동점에 성공했고 후반 21분 스네이더르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다음날 스네이더르의 브라질전 득점은 두 골로 기록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TSG)이 멜루의 골을 스네이더르의 골로 정정했기 때문. 이로써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일본전,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 한 골씩을 뽑아낸 스네이더르는 단숨에 득점왕 후보로 떠올랐다.

더욱이 이날 우루과이 골도 상대 선수의 덕(?)을 봤다. 스네이더르가 박스 안에서 올린 오른발슛이 상대 수비수 다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로 향했기 때문.

한편 스네이더르는 경기 후 FIFA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어려운 경기에서 결승 진출을 달성해 대단히 자랑스럽다”면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월드컵 결승보다 더 큰 일은 없다”면서 “엄청나게 큰 일이며 환상적이다”는 말로 오는 12일 벌어질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8일 오전3시30분 벌어지는 스페인-독일의 4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스페인에는 비야가, 독일에는 토마스 뮐러와 미로슬로프 클로제(이상 4골, 바이에른 뮌헨)가 득점왕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