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훈련도중 동해에서 추락해 순직한 대대장과 신참 조종사는 각각 3개월전 강원 평창 황병산에서 추락해 순직한 두 조종사와 같은 비행대대의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2일 공군에 따르면 이날 순직한 고 박정우 대령(사고 당시 중령)은 지난 3월 황병산에서 기체 충돌로 추락해 순직한 오충현 대령(사고 당시 중령)의 후임 대대장이었다. 또 당시 전방석에서 훈련에 참가한 신참 조종사 정성웅 대위(사고 당시 중위) 는 오 대령과 함께 전방석에서 훈련한 신참 조종사 최보람 대위(사고 당시 중위)의 룸메이트 동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원조 ‘빨간마후라 부대’로 알려진 강릉 18전투비행단 제105비행대대 조종사들의 잇따른 ‘죽음의 비행’에 공군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이 부대의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F5F의 잇따른 추락사고를 불러온 배경으로 ▲숙련된 소령급 교관 민간항공사 대거 유출 ▲25∼30년 노후기종의 무리한 훈련비행 ▲저고도에서 탈출이 어려운 구형 사출(射出)형 탈출좌석(ejection seat) 미교체를 꼽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송영선(미래희망연대)의원은 “10년 된 공군 조종사 1명의 양성비용은 전투기 1대와 맞먹는 약 123억원”이라며 “F5F에는 없고 F16에는 설치돼 ‘제로고도’에서도 탈출이 가능한 탈출좌석 가격은 13만50000달러(약 1억6000만원)로 탈출좌석 교체작업 없이는 사고재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최근 소령급 숙련된 교관들의 일종의 ‘엑소더스’로, 훈련교관들이 전시에나 있을 법한 하루 3소티(비행횟수) 비행훈련을 소화해 기체 노후화가 가속화하거나 교관에게 무리가 가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들은 “같은 대대 전·후임 대대장과 룸메이트 신참 동기가 3개월만에 같은 기종 훈련 도중 순직한 일은 공군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면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충신기자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