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대강 사업’을 ‘친환경 물 관리’ 사업의 표준 모델로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을 성공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을 입증한 뒤 이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녹색성장’ 어젠다와 함께 해외에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16일 “4대강 사업을 통해 물관리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기후변화에 공동대처하는 차원에서 수출 전략을 만들고 있다”며 “4대강 사업에서 선보이는 최신형 다기능 가동보의 경우 수질관리와 수량조절에 획기적인 최첨단 시스템으로 이 기술을 여러 나라에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국내에서도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수출 전략을 세운 것은 친환경 기술에 있어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보 건설에 있어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한강개발과 태화강 살리기 등을 통해 경험도 축적돼 있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오정규 지역발전비서관은 “유럽의 실패 경험을 반영해 4대강 사업에서는 하천을 직선으로 변경하지 않고 기존 형상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생태습지를 보전하며, 모래톱도 살리고, 맑은 물을 공급하며, 완만한 경사를 통해 사람들의 접근성도 보장한다”고 말했다.

또 박선규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우리의 기술이 세계 최고의 수준인 만큼 4대강 사업의 성공을 통해 물 부족과 환경 문제에 시달리는 나라들에 수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공식 출범하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통해 수출의 밑그림도 구상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에티오피아의 요청을 받아 녹색성장 플랜을 제공할 계획이며, 여기에 4대강 사업의 기술과 경험도 반영될 전망이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