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후포럼2010’에서 김형국 녹색위원회 위원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김호웅기자

한국이 주도하는 최초의 국제기구 창설작업이 16일 본격화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공개 제안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이날 출범식을 갖고 닻을 올렸다. 목표연도는 2012년이다. 정부 간 조약에 따른 국제기구로의 전환 방식이다. 현재 저탄소 녹색성장을 전담하는 국제기구는 없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의 체계화 연구, 녹색성장 모델의 전 세계 전파와 함께 우선 개발도상국에 녹색성장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핵심거점 역할을 GGGI에 맡겼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후포럼 2010’기조연설에서 “GGGI는 녹색성장 비전을 넘어 실천을 추구하는 전략적 거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녹색성장기본법을 만들었고, 녹색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선두주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유엔 총회의장·유엔 기후변화특사 경력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은 한승수 전 총리는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선진국을 모방했으나 이제 녹색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는 전 세계가 한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한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전 세계의 공동자산이 되도록 하겠다”며 “녹색 의제와 프로그램의 수출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의장 주재로 15일 열린 GGGI 제1차 이사회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3개국에 우선적으로 ‘녹색성장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기로 결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GGGI는 저탄소 경제로 나가는데 있어 국제적 싱크탱크이자 연구실험실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GGGI는 출범과 동시에 사실상 국제기구로서의 면면과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 분야 세계최고 권위자들로 꼽히는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와 미국 토머스 헬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공동부의장을 맡았고, 안드레아스 머클 ‘클라이미트 워크스(Climate Works)’재단대표,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 등이 이사회에 참여했다. 인적구성은 이미 국제기구급이다. 스턴 부의장은 “한국은 최근 신에너지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고, 세계에 내놓을 것을 많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온실가스감축잠재량 분석모델에 대한 공동연구가 확정됐고, 연구소장은 국제적 공개채용을 통해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GGGI는 서울 본부 외에 영국,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등에 해외지역사무소를 둘 방침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