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이 세종시 수정안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정안을 전제로 세종시 투자를 약속했던 대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물밑경쟁이 점화됐다. 충남도는 수정안이 백지화되더라도 원안에 이미 기업유치 등을 통한 자족기능 확보가 명시돼 있는 만큼 대기업들이 세종시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자치단체들은 기업들이 굳이 세종시로 갈 정치적 명분이 없어졌다며 기업 U턴을 기정사실화하고 ‘통큰 인센티브 제공’등 러브콜에 나섰다.

올 1월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교육과학중심 첨단경제도시 발전방안)에 따르면 원형지 개발방식 등의 혜택을 통해 유치된 민간기업의 세종시 투자규모는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분야에 총 2조500억원을, 한화는 국방분야와 태양전지 분야에 1조3270억원을 각각 5~10년내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고 웅진과 롯데도 각각 9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권의 지방선거 패배로 정치적 환경이 바뀌면서 전국 광역단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측은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되더라도 세종시에 참여를 약속한 기업들에 피해가 없도록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안 당선자측은 원안추진으로 세종시 기업용지가 부족할 경우 분양난이 예상되는 홍성·예산 도청신도시에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용지부족으로 세종시에서 대기업을 수용할 수 없을 경우 당연히 최단거리 지역인 대전시가 유치 1순위”라며 “세종시에서 10분거리에 약 660만㎡(200만평) 규모로 조성중인 대전 녹색산업클러스터에 해당 대기업이 투자할 경우 총 3000억원 규모의 취득·등록세를 감면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들 기업체와 접촉, 용지공급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할 예정이고 경북도는 부지제공과 세제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 삼성의 헬스케어분야를 유치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역시 세종시와 인접한 점 등을 강조하며 각종 인센티브와 행정지원 등을 제시하며 유치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 =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