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한국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의혹 투성이라는 서한을 보내게 된 것과 관련, 이 단체의 실무위원단 선이 주도적으로 결정한 뒤 전체회의를 거치지 않고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1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에 발송한 보고서는 참여연대에서 외교안보사안을 담당하는 평화군축센터가 중심이 돼 발송을 결정했다”며 “참여연대 관행상 유엔 안보리 서한 발송을 전체회의를 통해 따로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서한 발송에 평화군축센터 회원과 교수, 변호사 등 실무위원단이 회의를 거쳐 유엔 안보리에 정부 발표를 반박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결정 과정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한 발송을 주도했던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표 시민단체가 정부 입장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유엔에 보내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참여연대측은 이어 “천안함 사건이 북한에서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됐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에 대한 카운터(반대 입장) 보고서로 이번 서한을 유엔 안보리 15개국과 국제시민단체에 e메일과 팩스 등으로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또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 등에 발송한 이번 서한에는 5월25일 연대측에서 발간한 ‘천안함 이슈리포트’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포트에는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로 해명되지 않는 8가지 의문점’ 등 정부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진보진영의 일부 인사들조차도 참여연대의 이번 일 처리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한 대학의 중견교수는 “참여연대 실무진이 안보리에까지 서신을 발송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리 알았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조언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