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이후 정부 핵심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파열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 당선된 일부 광역단체장들이 소속 정당을 중심으로 ‘연합전선’을 구축, 서로 상반된 목소리를 내거나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국정운영에 혼선이 우려된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9일 오전 시청과 도청에서 “4대강 사업은 정치나 이념을 떠나 고질적인 물문제 해결은 물론 생태복원 등 국민의 생명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사업”이라며 차질없이 강력히 추진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동시에 발표했다.

이들 단체장들은 “4대강 사업 구간 가운데 낙동강 대구구간(총사업비 1조2000여억원)은 전체 26%, 경북구간(총사업비 5조4000억원)은 전체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대구·경북구간 전체 공정률 60%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현재 1조원이 넘는 예산이 이미 투입된 시점에서 재검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 이들 단체장들은 “대구·경북 구간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 현장은 여타 사업장보다 모범적으로,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시·도민 등 국민들의 뜻을 존중하고 정치권이나 지역적인 소모적 정쟁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영산강의 수질개선과 정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지사의 이런 입장은 4대강 사업 전체를 반대하는 민주당의 당론과 배치된다.

앞서 이번 선거에 당선된 일부 야권과 무소속 광역단체장들은 공조를 통해 4대강 사업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충청권에서는 이번 선거에 당선된 광역단체장들이 연대해 세종시 원안 관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당선자는 8일 오후 충남 연기군 금남면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충청권 민심과 국민적 심판을 정부측에서 겸허히 수용해 세종시 원안추진을 국민 앞에 공개 천명하라”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장은 “이번 선거를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의 국민심판‘으로 규정하고,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대구 = 박천학·대전 = 김창희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