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후보 등록 이후 본격적으로 ‘간판 공약’ 알리기에 나섰다.

각 후보들이 내세운 1순위 공약은 ‘비리·부적격교원 10% 퇴출(이원희 후보)’, ‘서울형 혁신학교 300프로젝트(곽노현 후보)’,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교육 확대(남승희 후보)’, ‘사교육 경감(김영숙 후보)’ 등이다. 하지만 이들 공약들 가운데 적합성, 구체성, 실현 가능성 등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수 진영의 이원희 후보의 ‘비리·부적격교원 10% 퇴출’ 공약은 ‘교사가 변해야 학교가 변한다’는 이 후보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직복무심의위원회 역할만 정상화시키면 비리·부적격교원 심사와 징계가 바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교사가 변해야 학교가 변한다는 원칙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교원의 면퇴와 관련된 규정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비리·부적격 교원 퇴출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곽노현 후보는 대학 진학에 초점이 맞춰진 초·중·고교 교육을 바꾸고 학생들의 무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형 혁신학교 300프로젝트’를 내걸었다. 곽 후보는 혁신학교에서 국·영·수 대신 진로교육과 창의교육에 중점을 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혁신학교의 성공 여부는 대학의 학생 선발 방법에 달렸다”면서 “곽 후보의 공약이 실현되려면 시·도교육감들을 움직이고 전국의 각 대학 총장들의 협조를 구하고 공동 논의기구를 설립하는 등의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 알리기가 본격화하면서 교육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들도 공약 검증에 착수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교사운동 등으로 구성된 ‘2010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은 20일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원희 후보를 제외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7명을 초청해 공약 검증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 준비 과정에 참여한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구체성이 부족하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들이 많았다”며 “토론회에서는 공약이 교육감 권한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지, 예산 계획은 제대로 세웠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