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자실에서 양승태(가운데) 중앙선관위원장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과천 = 김선규기자

부동층의 급격한 감소, ‘노무현 바람(盧風)’보다 거센 ‘어르신 바람(老風)’. 19일 문화일보의 ‘6·2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 원인이 윤곽을 드러내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친노(친노무현) 벨트’와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는 등 선거 변수들이 대부분 가시화되면서 유권자들이 ‘선택’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만하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데다 앞으로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가 37.2~40.9%에 달해 향후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부동층 급감 =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를 살펴보기 위해 문화일보와 디오피니언은 ‘내일이 서울시장(경기도지사·인천시장) 선거일이라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1차로 질문하고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하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래도 한 명을 고른다면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재차 질문하는 조사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 부동층은 서울에서 1.2%, 경기 4.9%, 인천 0.5%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각 언론사들의 수도권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10%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서울이 22.3%, 경기 21.1%, 인천 20.8%로 통상 15~18% 수준인 여타 조사에 비해 높았다”며 “조사 결과의 신뢰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이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단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 소장은 “광역단체장 후보들 모두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라며 “어떤 이유에서건 유권자들이 맘속으로 ‘선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지지도와 달리 정당 지지도 면에선 부동층이 22.6(경기)~26.2%(인천)로 높게 나타났다.

◆‘盧風’보다 거센 ‘老風’ = 50대 이상의 ‘극심한 한나라당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19~29세 응답자층에선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50.3%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47.7%)를 앞섰으나 50대에선 ‘오세훈 63.8%, 한명숙 30.8%’, 60대에선 ‘오세훈 74.8%, 한명숙 23.3%’로 나타났다.

경기에서도 전체 지지도는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 59.7%,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36.4%로 나온 반면 50대는 ‘김문수 70.9%, 유시민 19.5%’, 60대는 ‘김문수 84.6%, 유시민 11.2%’의 현격한 지지도 차이를 보였다.

적극 투표층 분포에서도 ‘어르신 바람’이 ‘노무현 바람’보다 거셀 것임을 예고했다. 서울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19~29세 42.9%, 30대 67.3%, 40대 70.2%, 50대 78.4%, 60세 이상 86.5%로 나타났다.

천안함 침몰 사건, 친노벨트 형성 등에 자극받은 ‘어르신들의 결집’이 선거판을 주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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