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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부장인 김모(48)씨는 최근 구입한 스마트폰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젊은세대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긴 했지만 좀체 사용법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좀더 익숙한 사용을 위해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던 김씨는 언제부터인가 엄지손가락쪽 손목이 욱신거리며 아파오기 시작했다.

가까운 병원을 찾은 김씨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혹은 엄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 등 손가락과 손바닥 부위가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면서 심하면 감각과 운동 기능의 이상이 생기는 증상이다.

정보기술(IT)혁명으로 불리며 젊은 세대의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손가락 이상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이 중장년층이나 일부 청소년층에게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18일 서울시내 병원들에 따르면 중장년층과 청소년층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한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블랙베리증후군’도 같은 종류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 증후군이 직업병으로 인정받고 있다.

젊은세대도 예외는 아니다. 여대생 서모(21)씨는 스마트폰으로 하루 100여건 이상 문자메지시를 보내다 엄지손가락 통증이 나타나면서 블랙베리증후군 판정을 받고 현재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 증후군은 작은 액정화면을 손으로 누르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손가락과 손목관절에 발생하는 일종의 근육통이다. 전문가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 통증과 함께 손저림 현상이 나타나는 마비현상”이라면서 “모두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증상”이라고 말했다.

관절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일반적으로 가사일이 많은 30~60대 주부에게서 많이 나타나던 손목터널증후군은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되면서 최근 중장년층 직장인에게 많이 발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관련 증후군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며 “스마트폰을 쥘 때는 의식적으로 가볍게 쥐고, 엄지손가락 외에 검지손가락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