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2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 천안함 함수 침몰현장에서 인양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어선(좌측)이 지나가고 있다. 백령도 = 정하종기자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인양작업이 12일로 작업개시 9일째를 맞으면서 구체적인 인양방법과 인양시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침몰한 함미(艦尾)·함수(艦首) 부분에 쇠줄을 감아 수면으로 끌어올린 뒤 배수된 선체를 바지선 위로 올리기까지는 자연배수와 펌프배수, 유실물 보존, 장력 관리 등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과정들이 첩첩이 쌓여 있어 인양과정이 쉽지많은 않을 전망이다.

12일 민간 인양업체와 인양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양절차는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선체가 침몰해 있는 모양과 바닷속 지질 상태 등을 탐색해 적당한 위치에 쇠줄을 감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선체의 체인을 묶어 크레인에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3단계는 선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배수를 하게 하고, 다음으로 배수된 선체를 바지선 위로 올린 다음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이다. 4단계까지의 작업이 끝나면 인양된 선체를 평택으로 예인하는 5단계 작업이 완료된다.

현재 민간 인양팀은 함미 부분에 3개, 함수 부분에 4개의 인양용 체인이 연결되면 각각 2200t급, 3600t급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물 밖으로 끌어올린 뒤 바지선에 실을 계획이다. 함미·함수 인양작업은 함체 밑 개펄에 인양용 체인을 통과시키기 위한 터널을 뚫는 대신 첫번째 연결한 체인을 당겨 함체를 약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나머지 체인을 연결할 틈새를 확보키로 해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천안함 인양시 가장 위험한 시기는 천안함이 수면에서 들어올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크레인이 힘을 주어 수중 바닥에 있는 천안함을 들어올리는 순간도 역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크레인이 수중바닥에서 천안함을 들어올리기 전에 그물작업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중 펄 속에 묻혀 있는 함미 부분을 처음으로 들어올리는 순간이다. 함체를 수중의 펄 속에서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자칫 유실물이나 실종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중에서 수면으로 들어올릴 때 배 속의 물이 자연 배수되는 순간 유실물이나 침몰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이 유실될 가능성이 있어 그물작업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인양하는 과정에서 선조에서 뚫어서 체인연결하고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조류나 실내에서 생길 수 있는 소용돌이가 있으면 실내에 있는 것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며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해군 특수전여단(UDT) 대원들이 선체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거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함체 부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순간도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상황이다. 함미 부분의 경우 무게가 500t가량으로 추정되고, 여기에 배 속에 들어찬 물의 무게까지 더하면 전체 무게가 1000t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함체를 수중에서 끌어올릴 때는 부력의 영향으로 별로 힘을 안들이고 끌어올릴 수 있지만 수면으로 떠오르는 순간 엄청난 무게를 받아 자칫 크레인과 연결한 줄이 끊어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속도를 늦춰야 한다.

따라서 선체를 천천히 끌어올려 먼저 자연배수를 시키거나 각종 펌프를 이용해 선체 내에 갇힌 유류 또는 물 등을 배수시킨 뒤, 장력을 계산해가며 끌어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공기방울(버블)에 의해 선체 내의 내용물이 유실되지 않도록 그물로 감싸는 작업도 중요하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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