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사용자, 화났다!’국내 1호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이’(제조사 모토로라·SK텔레콤용·사진) 사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제기하며 해결방안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모인 인터넷동호회 회원들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장에서 관련된 서명을 받고 있으며,여기에 동참한 사용자는 현재까지 2300여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구글은 불법복제 방지 목적 등을 위해 내부 메모리에만 ‘앱’(애플리케이션의 줄임말로 응용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뜻함)을 설치할 수 있도록 OS 기능을 막고 있다. 문제는 앱 설치가 가능한 모토로이의 내부 메모리가 100메가바이트(MB)에 불과, 사용자가 수시로 뜨는 ‘저장공간 부족’ 메시지를 마주칠 때마다 예전에 설치한 앱을 지우고 나중에 다시 설치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한 사용자는 “애초 구입 과정에서 내부 메모리에만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외부 메모리(SD카드)를 8기가바이트(GB)까지 지원한다는 설명만 들어 당연히 앱을 외부 메모리에도 설치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토로라코리아 측은 이에대해 “범용 OS를 채택해 하드웨어 사양을 주로 소개한 것”이라며 “현재 제기되는 사용자 불편을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 구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구글코리아 측은 “본사로부터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관련업계는 “국내 안드로이드 초기 앱들이 OS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메모리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된 것으로 OS 특성을 제대로 살린 앱들이 나오면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이라는 시각과, “앞으로 3D 콘텐츠가 나오면 구글 정책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은 더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앞으로 삼성(출시), LG(출시 예정) 등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늘어나면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휴대전화 업계는 구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출시하는 안드로이드폰의 내부 메모리를 아이폰(8GB 이상) 수준으로 늘리는 쪽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