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마지막 일요일은 항공사에 아주 특별한 날이다. 앞으로 6개월간 새로운 항공기 운항 스케줄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고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2차례씩 대대적으로 스케줄을 바꾼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오는 28일부터 10월30일까지 ‘하계 스케줄’로 정하고 새 운항 스케줄을 시작한다. 하계와 동계 스케줄을 구분하는 이유는 계절별로 달라지는 수요에 따라 공급을 조정해 노선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계절 변화에 따라 대기권 상층 바람의 세기가 변하는 데 따른 운항 소요시간의 차이를 조정해 스케줄의 정시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도 스케줄 구분의 이유로 꼽힌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하계 스케줄 기간에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항공편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기승을 부렸던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가 잠잠해지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등 여행 심리를 압박하던 요인이 사라지면서 여행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 늘어난 항공 스케줄로 여유롭고 편안하게 ？？먼저 올해 대한항공 하계 스케줄은 미주노선 공급이 대폭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포함해 미주 4개 노선에 증편을 실시한다. 현재 주 24회 운항하는 인천~LA 노선은 8월1일부터 22일까지 주 3회를 더해 주 27회 운항하고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5월30일부터 10월30일까지 기존 주 4회에서 주 5~7회로 운항을 확대한다. 인천~애틀랜타 노선은 8월2일부터 10월30일까지, 인천~호놀룰루는 9월2일부터 10월30일까지 각각 주 7회에서 주 10회로 운항을 확대한다.

중국노선 역시 대폭 늘어난다. 인천~시안(西安) 노선이 오는 28일부터 주 3회에서 주 5회로, 인천~선양(瀋陽) 노선이 주 7회에서 주 11~14회로 확대된다. 인천~다롄(大連) 노선은 7월17일부터 주 11회로, 인천~칭다오(靑島) 노선은 7월2일부터 주 16회, 부산~상하이(上海) 노선은 6월1일부터 주 9회로 각각 증편된다.

유럽 및 중동 노선도 일부 증편이 이루어진다. 인천~모스크바, 인천~프라하, 인천~이스탄불, 인천~두바이 노선은 각각 주 1회씩 증편되며 운휴됐던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도 주 3회 운항을 재개한다. 반면 인천~코타키나발루, 인천~브리즈번 등 계절에 따라 수요가 적어지는 노선에 대해서는 감편 운항이 이뤄진다.

◆ 여행객들이 눈여겨볼 만한 증편 노선 한가득 ？？대한항공이 증편을 실시한 노선 중에서는 ‘천상의 휴가지’로 불릴 만큼 유명한 도시가 다수 포함돼 있다. 먼저 9월2일부터 10월30일까지 주 10회 운항되는 하와이는 태평양의 최고 휴양지로서 한·미 비자면제프로그램 시행으로 더욱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특히 하와이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어 증편 기간에 많은 방문객이 찾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하계 스케줄 기간에만 운항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문화와 예술, 학술의 도시로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을 볼 수 있는 여름 휴양지다. 또 이곳에서는 대한항공이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하는 에르미타주 박물관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하계 스케줄 기간에 주 5회 운항되는 시안은 진시황 병마용, 화청지 등 중국 수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고도로 중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한편 하계 기간에 운항하는 부정기 노선도 눈여겨볼 만하다. 4월25일부터 6월4일까지 주 4회 직항 전세기를 띄우는 몰디브는 강렬한 태양과 깨끗한 모래사장, 청록빛 푸른 바다, 형형색색의 바닷속 산호 등으로 유명한 환상의 휴양지다. 마르코폴로가 ‘인디아의 꽃’으로 묘사할 정도로 태고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신혼여행지의 백미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태국 방콕 노선도 눈에 띈다. 매년 음력 4월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열리는 ‘송크란데이(물 축제)’ 연휴에 많은 국내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을 대비해 부정기 항공편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