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20년에 촬영된 안중근 의사 가족사진. 안 의사 아들 준생, 안 의사 동생 정근, 정근의 아들 원생, 안 의사의 딸 현생, 안 의사 동생 공근의 아들 우생(오른쪽부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올해로 순국 100주년을 맞은 고 안중근 의사의 친딸이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한 사실을 기록한 서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대구박물관과 경북 경산의 대구가톨릭대는 안 의사의 딸 고 안현생(1902~1960) 여사가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인 효성여대 교수로 한때 재직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사령원부(辭令原簿)’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사령원부에는 안 여사가 1953년부터 1956년까지 3년간 문학과 불문학 전공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사령원부에는 ‘단기 4286년 2월18일(양력 1953년 4월1일) 교수에 임함. 安賢生’이라는 발령사항이 펜으로 기록됐고 3년 뒤 사직하자 ‘원에 의하여 본직을 면함’이라고 적혀있다.

안 여사가 소속된 문학과에는 국문학, 영문학, 불문학 등의 전공이 포함된 탓에 청록파 조지훈 시인과 구상 시인이 각기 국문학 전임강사 및 부교수로 함께 임명됐다. 안 여사는 이후 3년 뒤인 1956년 3월31일자로 스스로 교수직을 그만뒀다.

8세때 아버지를 여읜 안 여사는 프랑스인 신부의 보호 속에 10대때 러시아와 중국 상하이(上海) 등에서 불문학과 미술을 공부했고 서울로 이주했으나 6·25 전쟁으로 대구에 피란왔으며 효성여대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이같은 사실은 ‘순국 100주년 안중근’ 특별전을 열고 있는 국립대구박물관의 이내옥 관장이 지난 22일 대구가톨릭대를 방문해 사령원부를 찾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경산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