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료보험개혁법안의 도입여부가 마침내 21일 일요일에 결판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 위해 같은날로 예정돼 있던 인도네시아, 호주 순방을 전격 연기했고, 동요하던 민주당 의원들도 속속 찬성대열로 합류하고 있다.

의회내 중립적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18일 잠정분석 보고를 통해 이번 의보개혁법안이 통과될 경우 비용절감을 통해 20년간 1조3000억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이 가능하다고 분석,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의보개혁법안 도입을 앞두고 막판에 분위기가 민주당 쪽으로 쏠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면 법안을 폐기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고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이어서 의보개혁 공방은 올 한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의보개혁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와 호주방문을 두차례씩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도 ‘외교결례’의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21일 하원에서 의보개혁법안 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이날 두개의 표결을 하게 된다. 하나는 ‘상원법안’이고, 다른 하나는 상·하원이 협의해서 만든 ‘조정법안’이다. 상원법안이 통과되면 우선 최초의 의보개혁법안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조정법안은 추후 상원의 표결을 다시 거쳐 법안으로 효력을 발휘한다.조정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상원법안을 대체해 실제 미 전역에 적용되는 의보개혁법안으로 기능한다. 이날 CBO가 분석한 법안도 조정법안에 대한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밟게 된 것은 상원에서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피하기 위해 단순 과반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조정법안 전술을 택했기 때문이다.

법안통과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막판 노력도 맹렬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보기 위해 오는 6월까지 순방일정을 미뤘다”면서 “대통령과 얘기를 나눠본 사람들이라면 대통령이 얼마나 강하게 의보법안의 의회처리를 원하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동요하던 민주당 의원 가운데 전날 데니스 구치니치(오하이오) 의원에 이어 바트 고든(테네시), 루이스 구티에레즈(일리노이) 의원등도 추가로 이날 찬성대열에 합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패트릭 크로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인터뷰에서 “이번 순방연기 결정은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음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흐름에 차질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