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 핵심내용은 ▲적극적 재정정책 ▲안정적이고 유연한 통화정책 ▲수출이 아닌 내수 주력 등 3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중국 지도부는 아직 경기부양책을 거둘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 이같은 정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 목표치를 8% 안팎으로 잡고 2010년 예산을 8조4530억위안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지난해 예산보다 11.4% 증가했다. 앞서 2008년에 비해 2009년 예산이 21.2%나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예산 증가폭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현 상황을 여전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 총리는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펀더멘털적인 개선으로 잘못 해석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여전히 내부적인 성장 동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1조500억위안으로 잡아 지난해 9500억위안보다 규모가 큰 것도 부양책 철회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부양책을 철회할지는 미지수다.

적극적인 재정기조와는 달리 통화정책은 다소 완화되는 한편 위안화 환율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는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으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구조를 수출에서 내수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도 강조됐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긴급히 내수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민간소비가 받쳐 주지 못해 진정한 내수 중심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

소비자 물가 인상폭을 3% 안팎으로 억제하겠다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로 볼 수 있다. 경기 부양을 하다보면 물가인상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물가인상폭을 3%로 제시한 것은 중국 정부가 잠정적 인플레이션 위험선을 4~5%대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공급 확대와 조정관리 정책 등을 동원해 반드시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보였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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