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자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이웃 주민들에게 우편으로 통보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됐다.

법안은 또 피해아동이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고 피의자가 음주·약물 상태에서 범행시 가중처벌토록 해 아동성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두순사건’이후 아동성범죄 처벌과 관련된 법안이 수없이 발의됐지만 실제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문화일보 1월8일자 5면 참조)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신상진(한나라당)·최영희(민주당)·이명수(자유선진당) 등 여야 의원 142명이 제출한 9개의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안을 통합심사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변웅전 위원장은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아동성범죄를 근절키 위한 법안이 통과돼 매우 다행이다”며 “여야 복지위원들 모두 제2의 조두순사건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성범죄자와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일반 성범죄자의 혐의가 확정되면 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읍·면사무소와 동 자치센터 및 주민들에게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 법무부 장관은 범죄자 출소 한달전 출소 예정일과 거주지 상세주소 등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복지부 장관은 이같은 사실을 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13세 미만 아동을 둔 가구에 우편으로 알려야 한다.

법안은 특히 만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경우 음주·약물 상태에서 범행시 심신미약자로 간주해 감형했던 기존과 달리 형량의 2분의 1을 가중처벌하고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토록 했다. 아울러 반의사불벌죄였던 기존의 성범죄 규정과 달리 피해자 동의 없이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아동·청소년 성매매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현행법상 규정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량을 높였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