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모바일 혁명이 가시화하면서 정보기술(IT)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미국 애플사는 27일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전격 공개하면서 3월 세계 시장 출시를 예고해 관련 산업계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폰의 운영체제(OS)를 그대로 적용한 멀티터치와 키보드, 다양한 콘텐츠 등으로 ‘손 안의 PC’ 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신제품 등장은 ‘IT한국’에도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시장에서 삼성·LG 등 한국 기업의 IT제품이 더 이상 리더가 아닐 뿐만 아니라 뒷전으로 완전히 밀릴 수도 있는 위기를 대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지 않으면 안될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물론 IT 서비스업계와 제조업체 등이 모두 아이패드 충격에 직면한 배경부터 직시해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정부는 한국 IT산업의 국제 경쟁력 유지·확대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소홀히해왔다는 것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당장의 과실(果實)에만 집착해 변화를 읽고 대처하는 일을 등한시해온 IT 서비스업계의 책임도 작지 않다. 콘셉트와 콘텐츠를 장악해야 시장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IT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제조업체들이 보여온 안일한 자세부터 자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무선인터넷망만 개방시켰어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2002년 휴대전화 OS인 ‘위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놓고도 결국 사장시키고 만 사실은 그 원인을 되짚어봐야 할 사례 중의 하나일 뿐이다.

디지털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코닥의 경우 또한 먼 나라의 일로 여길 때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IT한국’의 세계적 위상과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