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순간적인 쾌감을 제공하는 오락 상품이면서 동시에 삶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는 예술 작품이다. 새 DVD로 나온 미국 영화 ‘벨라’는 오락과 예술을 겸비한 영화의 여운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수작이다.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삶의 열정을 잃은 남자가 인생의 역경을 만난 여자와 사랑을 하는 10년간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 가족과 이웃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게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형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주방장인 호세(에두아르도 베라스테구이)와 그 음식점 종업원인 니나(타미 블랜차드). 아버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외롭게 자랐던 니나는 어쩌다가 스스로도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아야만 하는 미혼모의 처지에 놓인다. 설상가상으로 음식점에 지각을 한 것이 빌미가 돼 해고까지 당한다.

호세는 그런 니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아이를 낳게 한다. 그는 니나의 아이 벨라를 맡아 키우면서 자신의 삶에 드리워져 있던 그늘을 스스로 벗어나는 기쁨을 맛본다. 한때 유망한 프로축구 선수였던 호세는 자동차 사고로 한 아이를 죽게 한 죄책감에 시달려 왔던 것.

극중 호세의 부모와 형제들은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전형을 보여준다.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2006년)을 수상했던 이 작품은 지난 10월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도 낙태와 입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영화로 호평을 받았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