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15일째인 27일 아이티에서 10대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AP·AFP 등에 따르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세인트 제라드대 건물 잔해속에 갇혀있던 달렌 에티엔(17)을 프랑스 구조팀이 구출했다. 학교 옆에 거주하고 있던 한 주민이 집 잔해를 치우던 중 인기척을 듣고 구조팀에 알리면서 구출이 이뤄졌다. 구조팀은 에티엔에게 응급조치를 한 뒤 곧바로 자신들이 운영중인 임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에티엔은 구조팀에 “감사하다”는 말을 건넬 정도로 의식은 있었으나 극도의 탈수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구조팀 관계자가 말했다.

가족들은 지진 발생 당시 에티엔이 수업을 듣고 있었으며, 그동안 그가 사망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고 전했다. 에티엔이 어떻게 15일간이나 잔해속에서 버틸 수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인체가 통상 음식물 섭취 없이 72시간이 지나면 생명에 위협을 받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티엔의 생존은 사실상 불가사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TV를 통해 이번 지진을 목격한 어린이들이 진심이 담긴 ‘나만의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지아주에 살고 있는 한나 루카스(8)는 엄마에게 “우리도 뭔가를 돕자”고 조르다가 인터넷 사이트(hannahelpshaiti.com)를 개설, 아이티 이재민들을 위해 담요 1만장을 모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미학부모교사협의회(PTA)와 조지아주 교육청이 한나의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나의 가족들은 내년쯤 직접 아이티를 방문해 재건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같은 주 초등학교 4학년인 케이슬린 세이더는 친구들에게 “2달러 이상을 기부한 학생들은 날을 정해 파자마를 입고 등교하자”는 ‘파자마의 날’ 운동을 제안했다. 친구사이인 8살짜리 어린이 3명은 미시간주에서 벼룩시장을 열어 191달러를 번뒤 이를 아이티 구호단체에 기부했다. 필라델피아의 12세 소년 맥스 마인즈는 ‘미국 전역의 어린이들이 각자 거리에서 연주활동을 해 성금을 모으자’는 운동을 주창하며 사이트(kidsbuskforhaiti.net)를 개설했다.

한편 아이티에서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르네 프레발 대통령이 27일 밝혔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