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애플 아이폰(KT 전용)이 ‘3대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있다.

아이폰이 대중화가 덜 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나온 지 한달여만에 24만대(개통기준)나 팔려나간 ‘괴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갈지는 이제부터가 ‘고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8일 국내에 상륙한 아이폰은 ▲기업시장 열세 ▲안드로이드(구글의 운영체제·OS) 진영의 상륙 ▲삼성전자·SK텔레콤 연합의 반격 등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특히 애플은 스마트폰의 핵심시장인 기업부문의 올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코오롱그룹 납품경쟁에서 이미 승기를 내줬다. 해당 실무진은 “코오롱은 8000여대의 스마트폰을 임직원에게 지급할 계획인데, 삼성의 쇼옴니아(KT)를 단말기로 채택하고 막바지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국내에 맞춰 변환할 단말기를 찾다보니까 아이폰 대신 쇼옴니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애플의 폐쇄적인 라이선스 정책 때문에 기업의 각종 업무 지원 프로그램을 변환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는 얘기다.

또 이통사 최고위 임원은 “기업들이 아이폰을 도입하면 애플에 종속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미 해외에선 아이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혀온 안드로이드폰이 오늘 18일 발표회를 여는 모토로라를 시작으로 곧 국내에도 상륙한다. SK텔레콤만 해도 올해 12종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휴대전화 제조사 관계자는 “애플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지닌 구글의 OS 개방 정책으로 단말기 제조사가 너나할 것없이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나선 형국”이라고 말했다.

반(反) 아이폰 연합전선을 구축한 삼성과 SK텔레콤의 반격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두 회사는 삼성의 T＊옴니아2에 아이폰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같은 강력한 마케팅에 힘입어 T＊옴니아2의 일평균 개통대수가 지난 12월말(7000여~9000여대)을 기점으로 아이폰(3000~4000여대)을 앞지른 상황이다. 국내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대중화의 물꼬를 튼 아이폰이 과연 이같은 도전을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관범·임정환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