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53m×42m ‘국내최대 장관’ 부산 남천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국내 최대 규모인 가로 53m, 세로 42m 크기로 영원성을 나타내는 원은 신의 완벽함과 불멸의 존재임을 표현하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천연의 보석이라면 유리는 인간이 창조한 최고의 보석이다. 특히 색채가 가미된 유리에서 투과되는 빛의 아름다움은 다른 것들과 견주기 힘들 정도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리를 매개체로 하면서 광선과 색채를 종합한 독특한 예술이다. 스테인드글라스를 창이나 천장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7세기 중동지역에서 비롯됐으며 이슬람건축에는 대리석판에 구멍을 뚫어서 유리 조각을 끼워 채광과 장식을 겸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서양에는 11세기에 이 기법이 전해졌으며 13세기 고딕 양식 시대에 절정에 달했다. 벽체가 없고 기둥만 있는 고딕 건축양식은 많은 창이 필요했고 그 창들은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에 의해 완성됐다. 창을 통해서 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신비한 효과가 인식되면서 스테인드글라스는 교회당 건축에 불가결한 것이 돼 큰 발전을 해 왔다. 최근에는 과학기술로 재질과 색상, 표현방식이 발달하면서 인간생활의 모든 면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장식으로 사용하는 추세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제작 기법은 사실 10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규석, 소다석, 장석, 초석 등 유리의 원재료에 핑크색을 내는 금이나, 청색을 내는 산화코발트 등을 섞어 1500도의 고열에서 12시간 이상을 녹인다. 녹인 유리를 막대를 통해 입으로 부는 블로윙 작업을 하면 원통형의 관이 만들어지고 판판하게 밀어서 판유리로 만드는 것이다. 이 판유리는 국내에서도 만들어지다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장인들이 만든 것을 수입하고 있다.

이 색색의 판유리를 디자인에 따라 자른 후 페인팅을 하고 납틀에 끼워 가마에 굽는다. 가로·세로 1m 크기를 만드는 데 3일 정도가 소요된다. 유리예술은 기다림과 인내의 예술이다. 조금씩 천천히 매만지며 형태를 잡아가야 한다. 다 구워진 작품도 상온이 아닌 600도 정도의 적당한 온도에서 서서히 식어야 깨지지 않고 더 단단해진다.

한국의 스테인드글라스 역사는 19세기말 가톨릭성당을 짓기 위해 프랑스 선교사들이 본국에서 가져오면서 시작됐다. 국내 기술로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 40년이 안 됐고 대학에 유리공예 학과가 설치된 지 20년 남짓이지만 기술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세풍 이콘화에서 현대 추상화까지 여러 가지 새로운 실험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형태와 직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종교건축 분야 말고도 호텔, 학교, 지하철 역사에도 활용되고 특히 인테리어용 창이나 문, 스탠드 등 다양한 분야로 쓰임새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글=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후∼후∼’ 예쁘게 더 예쁘게 가마에 녹인 유리를 입으로 부는 블로윙기법으로 모양을 만들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슥∼슥∼’ 섬세한 손길 디자인에 따라 색색의 유리를 세밀하게 자르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어디 맞춰볼까 밑그림대로 자른 유리를 조합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빛과 색의 마법 완성된 스테인드글라스를 불빛에 비춰 최종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화려한 조합 디자이너가 색유리 샘플에서 색조합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