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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 지구촌 재앙은 예상 시나리오로 끝날 것인가.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구촌 재앙 시나리오가 쏟아지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상 시나리오의 기준이 되는 향후 90년간 진행될 지구 온도와 해수면 상승 변화에 대해서는 보고서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지구온난화가 현 추세로 계속될 경우 시나리오에 근접한 재앙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토의정서 후속대책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는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 4차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에 의존한 현재의 발전 시나리오를 유지할 경우 2100년이 되면 20세기 말에 비해 기온은 최고 6.4도, 해수면은 최고 59㎝까지 상승한다. 지구 평균 온도가 3.5도 상승하면 생물종의 40~70%가 멸종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아프리카 2억5000만명이 물 부족으로 고생하게 된다. 세계은행은 카리브해 연안의 지속적인 해수 온도 상승으로 2060년에는 이 지역 산호가 전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몰되는 도시와 국가들도 잇달아 생겨난다. 아시아 기술연구소는 50년 후 해수면이 1m 이상 상승하면서 태국 해안가의 30개 주는 물론 수도 방콕도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현 추세대로라면 2100년 호주 해수면 높이가 1.1m 상승해 해안가 주택의 35%와 시드니 국제공항이 침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35개 기후변화연구소들의 제휴기구인 남극 조사과학위원회는 최근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지구 온도가 4도 오른다는 전제하에 2100년 해수면 수위가 IPCC 예상치보다 2배나 높은 1.4m 상승, 몰디브나 투발루 등 저지대의 섬나라가 사라지고 인도 콜카타, 방글라데시 다카 등 해안도시가 초토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인구의 10%인 6억명 이상이 환경 난민으로 전락한다.

몰디브, 탄자니아, 케냐, 베트남, 바베이도스, 부탄, 가나, 키리바시, 네팔, 방글라데시, 르완다 등 기후 변화 위험에 직면한 11개 국가 그룹(V11)은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