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로자들은 실업 급여수준이 낮아 실직후 소득 안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OECD가 최근 발표한 ‘2009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OECD가입국 중 비교가능한 29개 국가의 ‘순임금대체율(근로시 순소득에 대한 실직시 순소득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실직 1년차 순임금대체율은 30.7%로 세번째로 낮았다. 이는 29개국의 실직 1년차 순임금대체율 중위값인 52.2%에 비해 21.5%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한국보다 실직 1년차 순임금대체율이 낮은 국가는 미국(27.8%)와 영국(28.4%)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실직 5년차까지 순임금대체율 28.4%가 유지돼 실직시 소득 안전성은 높은 국가에 속했다.

반면 한국은 실직 2년차부터 순임금대체율이 0.3%로 급락해 실직후 혜택이 2년차 이후에도 지속된 26개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 특히 실직 5년차까지의 평균 순임금대체율은 6.3%로 미국(5.6%)에 이어 29개국 중 두번째로 낮았고, 29개국 중위값 28.4%와 비교해 4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노동시장이 유연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노동자들이 실직후 소득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셈이다.

이탈리아는 5년 평균 순임금대체율이 7.4%로 낮은 국가에 속했고, 그리스(8.2%), 슬로바키아(9.0%), 터키(9.3%), 일본(11.1%)등도 낮았다.

OECD는 “순임금대체율은 실직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첫번째 안전망”이라며 “순임금대체율은 실직 기간이 길어지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하락 정도가 심해 1년 이상 실직시 소득 혜택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순임금대체율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노르웨이로 실직 1년차부터 5년차까지 일관되게 71.5%를 보장하고 있었다.

벨기에도 5년 평균 순임금대체율이 63.0%나 됐으며, 오스트리아(58.7%), 덴마크(56.0%), 아일랜드(50.2%) 역시 50%를 넘는 등 유럽 국가들이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