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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화끈하고 온몸은 후끈해지고 땀까지 뻘뻘 흘리게 하는 요리라면 수은주가 점점 떨어지는 이 계절이 제격이다. 매운 요리, 그중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의 맛깔스러운 매운 요리들을 모았다. 각자의 고유한 매운맛을 살리면서도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다채롭게 변신해 보기도 먹기도 즐거운 색다른 한·중·일 매운 요리들로 추위를 화끈하게 이겨내 보자.

◆ 한국식 매운맛 =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정통 면요리를 젊은 입맛에 맞춰 새로운 맛을 선보이고 있는 본국수대청(02-733-6288)의 매운 해물칼국수는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매운맛을 선사한다. 새우, 홍합 등 각종 해물이 만들어 낸 맵고 진한 육수와 클로렐라를 넣어 반죽한 면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맛과 모양을 연출한다.

길거리 간식의 대명사인 떡볶이의 고급화를 선언한 크레이지페퍼(02-324-3187)의 퓨전떡찜도 맵다. 떡볶이에 새우, 게, 오징어 등의 각종 해산물과 기호에 따라 등갈비, 미트볼 등의 재료를 넣어 먹는 메뉴로 일명 ‘럭셔리 떡볶이’로 불리는 메뉴. 이 중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메뉴는 ‘지킬앤하이드 해물떡찜’. 독특한 이름을 지닌 이 떡찜은 두 부분으로 나뉜 냄비 안에 한쪽은 매운 크레이지 소스, 다른 한쪽은 화이트 소스로 맛을 낸 해물떡찜이 담겨 나온다.

◆ 중국식 매운맛 = 홍콩스타일 사천요리를 선보이는 매운 요리 전문점 레드페퍼 리퍼블릭(02-508-1320)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추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 곳의 간판 메뉴는 사천식 치킨볶음인 레드페퍼 칠리치킨. 홍콩에서 직접 공수해온 고추를 사용해 고추의 매콤한 맛이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우리가 흔히 하는 치킨요리와는 다른 맛을 선사한다.

소스가 없는 대신 치킨이 고추와 파가라(산초) 속에 묻혀 있다. 파가라는 입 안을 얼얼하게 했다가 서서히 풀리면서 매운맛을 더욱 강하게 하는 향신료로 이국적인 향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맛보아야 할 또 다른 매운맛은 초콜릿 칠리 아이스크림.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완차이(02-392-7744)도 매운 중국 음식 전문점으로 미식가들 사이에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모든 음식이 매콤한 맛을 내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 맛집이다. 완차이의 최고 인기 메뉴는 ‘아주 매운 홍합요리’. 홍합 요리라 하면 맑은 국물의 시원한 홍합탕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곳의 홍합 요리는 이름처럼 엄청나게 매운맛을 낸다. 이는 사천고추, 청양고추, 다홍고추를 잘게 갈은 후 자체 개발한 매운 소스를 넣고 신선한 홍합을 볶아 만든 것으로 3가지 고추의 매운맛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 일본의 매운맛 = 스시와 더불어 일본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라멘. 매운 라멘을 찾는다면 일본라멘전문점 멘무샤(02-777-0841)의 탄탄멘(위 사진)과 네기멘이 있다. 돼지사골을 끓여내 만든 육수에 자체 개발한 매운 소스를 첨가한 후 돈민찌와 숙주, 청양고추 등을 넣은 탄탄멘은 탱탱한 면발과 부드럽게 씹히는 돈민찌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또한 파(네기)가 주재료인 네기멘은 매운 미소 육수의 깔끔한 맛과 건강에 좋은 파가 어우러져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네기멘은 직장남성들에게 해장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통 일본 카레전문점 우찌노카레(02-518-0908)는 일본식 카레의 원액은 그대로 쓰되 청양고추와 마늘을 넣어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보다 진한 맛의 한국식 일본 카레를 선보인다.

특히 이곳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바로 내 맘대로 골라 먹는 시스템 때문이다. 이 곳의 카레는 고수, 지존, 신, 죽음 이라는 4가지의 매운맛으로 구분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매운맛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식사비가 면제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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